회원 논단

회원 논단

온라인 교육격차, 하이터치 하이테크로 풀자 : 이주호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시2021-02-19 10:52
  • 조회수1560

                                                이주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UN에서는 교육 자체가 인권인 동시에 다른 중요한 인권들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수단이라고 제안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교육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권의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진행되는 엄청난 교육변화의 종착점은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이다. AI(인공지능)가 대체할 수 없는 고차원의 인지역량과 인성을 키워주기 위하여, AI를 활용하여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하이테크 교육에 더하여 교사와 교수는 인간적 연결을 강화하여 다양한 학습경험을 디자인 해주는 하이터치 교육을 결합하여야 한다.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으로의 대전환 시대에 우리가 가장 주목할 것은 이 과정에서 교육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소외계층 아이들이 온라인교육 확대의 피해자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이 모니터 앞에 앉아서 언제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할까? 모니터를 보고 있더라도 실제 학습을 하는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교육격차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대될 수 있다. 세 가지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첫째, 소외계층 아이에게 우선적으로 하이테크 교육의 혜택이 돌아가게 하여야 한다. AI 기반의 에듀테크는 학생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최적화하여 개별화된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수포자와 같이 학력이 뒤처지는 아이에게도 포기하지 않고 학습할 수 있도록 맞춤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저소득지역 학교에 우선적으로 와이파이가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소외계층 학생 모두가 인터넷 접속은 물론 디바이스, 플랫폼, 콘텐츠 등을 무료로 활용하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둘째, 하이테크만으로 교육격차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하이터치와 결합하여야 한다. 만약 모든 아이에게 최적의 학습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학습플랫폼이 장착된 컴퓨터나 태블릿을 제공한다고 하더라고, 학습 의욕이 약하거나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으면 교육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교사가 학습동기를 강화시켜주거나 학습에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멘토링이나 프로젝트학습 등과 같은 하이터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외계층 학생을 위한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을 학교와 교육부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민간 장학재단만 하여도 약 2,900개가 있고 이들의 재산규모 총액은 125천억 원에 달한다. 사실 최근에 국가장학제도가 확충되는 동시에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장학재단들은 장학금 일변도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지원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청은 규제개혁을 통하여 장학재단이 소외계층 학생의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을 지원하도록 안내하고 유도하여야 한다. 지자체의 지역아동센터나 도서관이 소외계층 아이를 위한 하이터치 하이테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면서 교육격차를 줄이는 허브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