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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대책 : 홍윤철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시2021-06-3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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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


- 델타변이 급속확산 가능성 농후 - 

- 철저한 해외유입차단 급선무 -  


바이러스 변이란 바이러스의 특성과 성질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작은 변화들을 자연적으로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이러한 변이는 바이러스가 생존하고 번식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따라서 모든 바이러스는 자연적으로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고,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1년반 전 처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래 수천 가지의 바이러스 변이가 발생했다.


이러한 변이가 생기는 이유는 유전자적으로 동일한 개체를 계속 복제하는 것 보다 유전자가 조금씩 다른 바이러스를 만들면 바이러스의 생존확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이생성은 바이러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생물체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인간도 양성의 교합을 통하여 유전적으로 부모와 다른 개체를 만들어내고 있고 이 역시 유전자의 다양성에 기반하여 인류전체의 생존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바이러스의 변이는 유리한 생존조건을 만들어내는 방법이기 때문에 특정변이에 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그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최근에 유행이 되는 영국변이, 남아공변이, 인도의 델타변이 등은 이렇게 생존능력을 높이면서 증가된 변이들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성공적인 변이를 이룬 바이러스는 대부분 전파력은 강하지만 반드시 더 중증의 증세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는 주로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데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에 변형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전염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전파력은 커지지만 중증의 증세를 일으키는 능력은 약해지는 방향으로 변이가 일어나기 쉽다. 물론 예외는 있을 수 있고 전파력과 중증화율도 높이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게 되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의료체계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지역사회에 퍼져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많을 수록,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이는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은 바이러스가 가진 생존능력과 인간의 대응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방역과 백신으로 코로나19를 속히 종식시키지 않는 한 변이가 계속 생겨나고 종국에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다. 다행히 현재 개발된 백신들은 감염률, 중증 발생률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변이가 많이 발생할수록 바이러스가 백신의 영향을 벗어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이로 인해 백신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백신자체를 변화시켜서 변이 바이러스에 더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간의 싸움이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기 어려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독감과 마찬가지로 매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여 접종을 받아야 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10가지 정도의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를 지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려가 되는 변이는 알파형(영국 변이), 베타형(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감마형(브라질 변이), 그리고 델타형(인도 변이) 4가지 정도다. 이중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이후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 미국, 아프리카 등에서 유행하고 있어서 상당히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조만간에 급속하게 퍼져가면서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많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전파력 뿐 아니라 질병 자체도 급격하게 나쁘게 진행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점 또한 우려되는 내용이다.


백신 접종 확대로 방역 규제를 풀었던 영국도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고 규제완화조치도 연기시켰다. 백신 접종율이 높아졌지만 새로운 대유행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와 같이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의 공포가 커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속속들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델타 변이가 크게 퍼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브라질 변이 등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결국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비율이 점점 높아질 것이고, 따라서 국내 유행 차단과 함께 해외 유입 차단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해외 입국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한편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전히 회복했더라도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 78명의 면역반응을 6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감염이 되었었더라도 변이 바이러스에는 면역력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감염은 해당 바이러스에만 면역을 만들지만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도 어느 정도 막아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은 이들도 백신을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방법은 결국 모든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신속하게 수행하는 것, 그리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수칙을 잘 지켜 바이러스 전파를 가능한 차단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