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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한정화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시2021-08-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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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화 -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와 사회의 건강성을 지탱하는 뿌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근로자 5~10인 기준 2020년 약 330만 개다. 이와는 다른 기준으로 자영업자라고 할 때, 553만명, 고용 656만명으로 전체 고용의 24.6%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 4명 중 1명이 자영업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코로나19 상황이 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미 온라인 경제가 확대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었지만 팬데믹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해도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들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와 사회의 근간이 흔들릴 우려가 높기 때문에 방역대책과 지원정책의 전환을 통하여 더 이상의 타격이 없도록 하고, 소생할 수 있는 유효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백신 접종자의 수가 늘어나고 치료제가 나오면 독감처럼 코로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역대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전국민에게 재난 지원금을 주는 정책보다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의 혜택을 높여서 이들의 생존권을 지켜줘야 한다.

  한국은 일인당 국민 소득 3만불이 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에 대한 고용의존도가 높은 나라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자영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멕시코, 그리스, 터키 등 등 7개 국에 불과하다. 미국의 6.1%, 일본의 10.3%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기업에 의한 고용창출 효과가 부족하고,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수출주도형 성장을 해오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수출의 고용창출 효과가 지속적으로 약화되었다. 수출에 의해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을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저출산, 고령화는 내수를 더욱 침체시키고 있다.

  일부 정치권이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자영업 과밀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코로나 상황이 자영업자의 수를 감소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고 무책임한 생각이다. 자영업자가 10% 줄어들면 66만 명의 고용이 사라지게 된다. 이들이 쉽게 취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높고 국가의 보조금에 의해 생계를 유지는 사람이 증가하게 된다. 지금도 재난 지원을 위해 추경 예산의 부담이 크고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기업형 일자리를 늘리면서 점진적으로 자영업 의존도를 낮추어가야 민생과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좋은 사회란 대다수의 구성원이 괜찮은 일자리를 가지고 소득이 향상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자가 늘어나서 국가 보조금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는 우리 경제의 건강한 버팀목이자, 우리 시대 서민 가장의 자존심이다. 이들이 사업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노력에 의해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국가로서는 고맙게 생각하면서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서 지역상권 활성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방식에 의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정책으로는 전통시장 살리기 정책이 있다. 전통시장 정책을 2002년부터 시행하여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의 성장 속에 급속하게 무너지는 현상을 완화시키면서 30만 개 정도의 일자리를 유지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발전하면서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가 된 곳도 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로컬의 의미가 재인식 되고 있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로컬크리에이터 등의 전문가와 함께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생활밀착형 문화공간으로서 지역 상권 기반 공동체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소상공인나 자영업자들에게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온라인 쇼핑, 무인 결제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에 대한 사회안전망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처해 있는 생계형 소상공인들을 위한 사회적 기초 안전망의 구축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공제제도를 활성화하여, 실패시 목돈으로 재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기업형 대자본과 개인형 소자본이 골목상권을 둘러싸고 제로섬 게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재벌기업이 소상공인 영역에 진출하여 생존을 위협하는 현상은 건전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의 유지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하며, 법적 규제만이 아닌 자발적 상생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기업형 일자리를 늘려서 자영업에 대한 고용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 대기업이 투자를 확대한다 해도 국내 일자리가 늘어나기는 힘들다.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공공일자리도 재정부담에 비해 대부분 좋은 일자리가 아니다. 결국은 혁신형 스타트의 활성화와 스케일업을 통한 괜찮은 일자리를 늘려나가야 한다. 우수한 전문인력이 과감하게 도전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가정신과 혁신의 활성화가 자영업 딜레마의 장기적인 해결책이다. 동시에 지역상권 중심의 소상공인 활성화와 안정화 대책을 추진하여 사회 전체의 활력과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