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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K-방역 다시 세울 때 : 홍윤철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시2021-11-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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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철 -

위드 코로나? K-방역 다시 세울 때

 

전국의 확진자 수가 아직도 2000명을 넘나들고 있어 불안한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불안의 이유는 위드코로나로 불리우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전략이 기본적으로 확진자수를 어떻게 줄이겠다는 내용이 없고 막연하게 백신접종율이 늘면 자연스럽게 확진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믿을 만한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소식이 외국에서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율이 70%를 넘어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비슷한 접종율을 보이는 영국이나 이스라엘과 같은 나라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고, 더욱이 싱가폴처럼 백신접종율도 높고 신속한 방역대응으로 방역 모범국이었던 나라에서도 확진자 증가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백신에만 의존해서는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위드코로나 정책과 함께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 있는 확진자 수의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넋 놓고 보고만 있으면 갑작스러운 확진자 증가에 다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규제를 다시 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할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난 2월부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접종되면서 많은 이들이 우리도 11월에는 집단면역에 도달하고 내년부터는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 당시의 계획으로 보면 현재의 위드코로나 전략과 시점은 적절한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그 사이에 벌어진 매우 중요한 사실이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그것은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델타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100%가 되었고, 이 델타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백신효과를 돌파하여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상황 전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물론 여전히 중요한 전략은 가능한 빠르게 많은 인구가 백신 접종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델타바이러스에도 어느 정도는 예방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감염이 되어도 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감염은 비접종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을 뿐 아니라 백신을 일찍 맞았던 노년층, 특히 요양시설 거주 노년층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점차 늘어날 것이 예측되는 상황이다. 백신의 예방적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3차 부스터 접종을 또 빠른 시기안에 받아야 하고 계속해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 예상된다. 거기에다 델타 바이러스와는 다른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백신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환자가 늘어나면 이들을 제대로 격리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병상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하루 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되면 의료적 대응은 한계에 도달할 것이분명하다. 지금 환자의 상태에 따라 무증상은 재택치료, 경증은 생활치료센터, 그리고 중등증 이상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하는 방침을 세우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환자의 발생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이 되면 감당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의료자원을 늘어나는 코로나 환자에게 더 많이 사용할수록 코로나가 아닌 다른 질환의 환자는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백신에만 의존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환자와 접촉자를 잘 파악해서 격리함으로써 전파를 차단하고 확진자를 줄이는 전략을 써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모든 국민,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하고 확진자를 중심으로 한 정밀한 방역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체 확진자중에서 보건소에서 파악하고 있는 접촉자와 자가격리자중에서 확진되는 비율, 즉 환자가 방역관리망내에서 발생하는 분율이 40% 이하로 떨어져 있다. 60% 이상의 신규확진자는 방역관리망을 벗어나서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사례들은 전혀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를 전파시키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주된 이유이다. 최근 10개월 동안 측정된 자료로부터 분석된 결과를 보면, 역학조사능력을 시급히 확충하여 그 비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가면 확진자수는 하루 몇 백명대에 머물고, 80%에 이르면 150명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결국 확진자수를 줄이려면 역학조사능력을 조속히 확충하여 방역관리망내에서 발생하는 분율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방역관리망내 발생분율을 높이려면 방역인력을 상당히 확충해야 한다. 우선은 보건소 방역인력, 특히 확진자와 접촉자를 관리하는 방역인원을 빠르게 확충하여 적어도 1000명 정도의 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인력확보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실적인 정책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있으나 우선은 단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정규인력을 늘리면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정책이고 가장 확실한 정책이다. 사실 이러한 주장을 지난 3차 유행이나 4차 유행 초기에 받아들였다면 지금 훨씬 안정적인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한편 코로나 방역은 정부 주도 또는 행정명령에 기반한 조치만으로는 성공적으로 이룰 수 없다.국민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접촉자 추적역량을 크게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이미 QR코도나 안심콜과 같은 방법을 쓰고는 있지만 역학조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접촉자를 추적하는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현재 지역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코로나 동선 안심이와 같은 개인정보보호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여 안정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여야 한다. 이제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접촉자를 관리하는 방법을 한 단계 높이고, 이를 국민들이 적극 참여하는 캠페인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가 지침을 내리고 국민들은 따라서 하는 일방통행 방식이 아니라 국민이 적극 참여하는 방식이 되어야 코로나 방역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이제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백신에만 의존하는 위험한 전략에서 벗어나 확실한 성공전략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방역인력을 크게 늘리고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국민참여형 접촉자 관리가 된다면 확진자를 줄여서 빠르게 사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위드코로나 정책이후 확진자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성공전략이 될 것이다. 지금은 이렇게 정부와 국민이 함께 하는 새로운 K-방역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홍윤철 교수